전날 저녁 설거지를 마치고 배수구 거름망까지 씻어 두었다. 음식물 찌꺼기를 비운 뒤 구멍 사이에 남은 작은 조각도 수세미로 문질러 물로 헹궜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부엌에 들어가자 싱크대 쪽에서 다시 퀴퀴한 냄새가 느껴졌다. 거름망을 들어 보니 눈에 띄는 음식물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전날 닦은 곳은 깨끗한데 냄새는 어디에서 올라오는지 궁금했다. 평소에는 거름망만 다시 씻고 끝냈겠지만 그날은 배수구 안쪽을 들여다본 뒤 싱크대 아래 수납장 문까지 열어 봤다.
거름망을 들어내자 내가 닦은 곳이 어디까지인지 보였다
평소 내가 청소하던 곳은 거름망과 바로 아래에 보이는 배수구 입구였다. 거름망을 꺼내 음식물을 비우고, 입구 벽면이 미끈하게 느껴지면 수세미로 닦았다. 눈에 보이는 찌꺼기가 사라지고 물이 잘 내려가면 그날 청소는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날 아침에는 거름망을 빼 둔 채 배수구 안쪽을 조금 더 들여다봤다. 위에서 손이 닿는 부분과 그 아래로 이어지는 부분이 한눈에 같은 공간처럼 보이지 않았다. 내가 매일 닦고 있던 곳은 생각보다 위쪽에 한정돼 있었다.
그 아래에는 물이 냄새의 길을 막는 부분이 있었다
배수구 아래쪽에는 하수관 쪽 공기가 그대로 올라오지 않도록 물이 고이는 구조가 사용된다. 흔히 배수 트랩이라고 부르는 부분으로, 고여 있는 물이 냄새가 올라오는 통로를 막는 역할을 한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싱크대라면 트랩 안의 물이 줄어 냄새가 올라올 수 있다. 반대로 매일 사용하는 싱크대인데도 냄새가 계속된다면 단순히 물이 말랐다고 보기보다 배수구 안쪽의 오염이나 트랩 상태처럼 다른 부분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 집 싱크대는 매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거름망만 다시 씻는 것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이 남았다. 배수구를 위에서 볼 때는 거름망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지만, 냄새와 관련된 구조는 그 아래까지 이어져 있었다.
수납장 문을 열자 확인해야 할 곳이 또 달라졌다
배수구 안쪽을 본 뒤에는 싱크대 아래 수납장 문을 열었다. 평소에는 세제와 비닐봉지를 꺼낼 때만 열던 곳이라 배관을 자세히 본 적은 거의 없었다. 안쪽에는 배수구에서 내려온 관과 연결부가 보였다. 배관 주변 바닥에 물기가 있는지, 연결된 부분이 한쪽으로 비뚤어져 있지는 않은지 먼저 눈으로 살펴봤다.

냄새도 위쪽에서만 나는지 아래쪽에서 더 진하게 느껴지는지 비교해 봤다. 싱크대 아래 수납장 안에서 냄새가 더 강하거나 배관 주변에 물기가 보인다면 거름망 청소와는 다른 문제일 수 있다. 연결부가 느슨하거나 누수 흔적이 있는 경우에는 음식물 찌꺼기를 씻어 내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서는 눈에 띄게 물이 고여 있거나 젖은 자국이 보이지는 않았다.
세정제를 더 붓는 것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었다
냄새가 난다고 해서 배수구 안에 강한 세정제를 여러 번 붓는 방법부터 반복하지는 않았다. 배수구 안쪽을 세정할 때는 사용하는 싱크대와 배수구 재질, 제품의 표시사항에 맞는 방법을 따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염소계 표백제와 산성 세정제를 함께 사용하면 유해한 기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서로 섞어 사용하면 안 된다. 거름망과 배수구 입구처럼 손이 닿고 상태를 직접 볼 수 있는 곳은 청소할 수 있다. 하지만 트랩 상태나 배관 연결부처럼 구조를 확인해야 하는 곳은 기준이 달랐다. 싱크대 아래에서 냄새가 더 강하거나 물기가 계속 보이고, 연결 상태를 직접 판단하기 어렵다면 세정제를 더 넣는 대신 배관 점검이 필요한 범위로 보는 편이 낫다. 거름망을 씻는 일은 배수구 위쪽을 청소하는 일이었고, 그 아래의 트랩과 배관 연결부는 상태를 따로 확인해야 하는 범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