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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우산은 바로 접지 않고 현관에 펼쳐 두었다

by mynews80340 2026. 8. 30.

비가 많이 온 저녁이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자 우산 끝에서 물이 몇 방울씩 바닥으로 떨어졌다. 손잡이를 잡은 채 우산을 접으려다가 천 안쪽까지 아직 젖어 있는 것이 보였다. 평소처럼 끈을 둘러 묶어 우산꽂이에 세워 두면 현관은 금방 정리될 것 같았지만, 접힌 천 사이에 물기가 그대로 남을 것 같았다. 신발을 벗은 뒤 우산을 완전히 접지 않고 현관 한쪽에 반쯤 펼쳐 두었다. 바닥에 떨어지는 물을 먼저 닦고, 우산은 그대로 두었다.

현관 바닥의 물은 먼저 닦고 우산은 그대로 두었다

우산 끝에서 떨어진 물이 신발장 앞 타일에 작은 점처럼 남아 있었다. 마른걸레로 바닥부터 닦았다. 우산은 벽에 기대 세우지 않고 물이 빠질 수 있도록 펼친 상태로 두었다. 사람이나 신발이 자주 지나는 자리를 막지 않도록 현관 구석 쪽으로 옮겼다. 현관문을 다시 열어 봤을 때 우산 끝이 문에 닿지는 않았다. 신발장에서 자주 신는 운동화를 꺼낼 때도 우산살에 손이 걸리지 않을 만큼 한쪽으로 비켜 있었다. 물을 말리려고 펼쳐 둔 우산 때문에 현관을 오갈 때마다 몸을 돌려야 하는 자리도 피했다. 바닥이 마르자 현관은 거의 정리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우산 천은 달랐다. 겉면의 큰 물방울은 줄었어도 살 안쪽과 접히는 선을 손가락으로 만져 보면 아직 차갑고 축축한 부분이 남아 있었다. 현관 바닥이 말랐다는 것과 우산까지 다 말랐다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었다.

겉면보다 안쪽 접힌 선에 물기가 오래 남았다

잠시 뒤 우산을 돌려 보니 바깥쪽 천은 처음보다 훨씬 덜 젖어 있었다. 손으로 가볍게 눌러봐도 물방울이 묻어나지 않는 곳이 많았다. 그런데 우산살이 만나는 안쪽과 천이 겹치는 부분에는 서늘한 느낌이 남아 있었다. 우산은 펼쳐 놓아도 접히는 선과 살 주변까지 완전히 평평해지지는 않았다. 겉면이 마른 것처럼 보여도 천이 겹치는 안쪽에는 물기가 남을 수 있었고, 젖은 상태에서 바로 접으면 그 습기가 빠져나가기 어려웠다. 그날은 우산 천 전체를 손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대신 손잡이 가까운 안쪽과 접힌 선 몇 군데만 만져 봤다. 겉으로 보기에는 거의 마른 것 같았지만 안쪽 두 군데는 아직 조금 차가웠다. 그래서 조금 더 펼쳐 둔 채 그대로 두었다.

 

현관 한쪽에 젖은 우산이 펼쳐져 있고 바닥에는 물기를 닦은 흔적만 남아 있는 모습

 

접는 순간은 바닥이 마른 뒤가 아니라 천 안쪽이 달라진 뒤였다

저녁 일을 마치고 다시 현관에 갔을 때는 우산 아래 바닥에 새로 떨어진 물이 거의 없었다. 우산을 접기 전에 천 안쪽을 다시 만져 봤다. 조금 전 차갑게 느껴졌던 접힌 선도 이번에는 다른 부분과 비슷했다. 손에 축축한 느낌도 묻어나지 않았다. 바닥이 이미 마른 것보다 우산 천 안쪽의 상태가 달라진 것을 보고 접을 때라고 판단했다. 살을 모으고 천을 한 방향으로 정리한 뒤 끈을 둘렀다. 우산을 말리는 시간을 몇 분이나 몇 시간으로 정해 두지는 않았다. 비의 양과 우산 재질, 실내 습도에 따라 마르는 속도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가 그친 뒤에도 우산은 한동안 현관 한쪽에 펼쳐져 있었다

창밖에서는 비 소리가 이미 멈춰 있었다. 현관문 가까이에 놓인 우산만 아직 펼쳐져 있었다. 신발은 제자리에 들어갔고 젖은 바닥도 말라 있었지만 우산은 그보다 조금 늦게 정리가 끝났다. 이번에는 우산을 접어야 할 시간을 따로 정해 두기보다 천 안쪽의 상태를 확인한 뒤 정리했다. 현관을 오가는 데 불편하지 않은 곳에 펼쳐 두고 기다리니, 비가 그친 뒤에도 우산을 서둘러 접을 필요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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