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설거지를 마치고 식탁 위에 남은 물기를 행주로 닦았다. 밥그릇을 치운 자리와 물컵 아래를 훑은 뒤 싱크대 앞으로 갔다. 수도꼭지 주변과 상판 가장자리에도 설거지하면서 튄 물이 남아 있었다. 손에 들고 있던 행주가 그대로 그쪽까지 갔다. 식탁에서는 음식물이 놓였던 자리를 지나왔고 싱크대에서는 설거지 물이 튄 곳을 닦았다. 서랍에는 깨끗한 행주가 여러 장 들어 있었지만 주방에 걸린 것은 한 장뿐이었다. 몇 장이 적당한지 숫자를 정해 둔 적도 없었다. 행주를 하나 더 꺼내야 할지 생각하다가 서랍을 닫았다. 하루 동안 행주를 집는 자리가 실제로 몇 군데인지 먼저 보기로 했다.
빨아 놓은 행주에서 다시 냄새가 느껴졌다
행주를 세탁한 뒤에는 깨끗해졌다고 생각했다. 세탁기에서 꺼냈을 때도 특별히 이상한 냄새가 나지 않았고, 널어 두었을 때는 세제 냄새가 은근하게 남아 있었다. 그런데 다음날 싱크대에서 행주를 집어 들었을 때 생각이 달라졌다. 마른 상태에서는 거의 느껴지지 않던 냄새가 물에 적시자 조금씩 올라왔다. 처음에는 세탁이 덜 된 것이라고 생각해 행주를 다시 물에 헹궈 보았다. 손으로 여러 번 주물러 물기를 짜고 냄새를 맡아봤지만 비슷한 냄새가 남아 있었다. 같은 날 세탁한 다른 행주도 하나씩 확인해 보니 냄새의 정도가 모두 같지는 않았다. 어떤 행주는 괜찮았고, 한쪽에 걸어 둔 행주에서만 냄새가 더 뚜렷했다. 행주 자체가 오래되어서 그런 것인지, 세탁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바로 판단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행주를 다시 빨기 전에 평소 어디에 걸어 두었는지와 사용한 뒤 얼마나 젖어 있었는지를 먼저 떠올려 보았다. 깨끗하게 세탁하는 것만 생각했지, 세탁 전까지 행주가 어떤 상태로 놓여 있었는지는 제대로 살펴본 적이 없었다.
점심 전에 두 번째 행주를 꺼낼 일이 생겼다
점심을 준비하기 전 과일을 씻다가 식탁 가까이에 물이 튀었다. 손은 자연스럽게 싱크대 옆 고리로 향했다. 아침에 사용한 행주는 아직 가운데가 축축했다. 식탁과 싱크대를 모두 닦았던 천이라는 것도 그때 다시 생각났다. 서랍을 열어 마른 행주 한 장을 꺼냈다. 물이 튄 식탁을 닦고 나서는 싱크대까지 가져가지 않았다. 식탁 가까운 고리에 자리를 잡았다. 아침부터 사용한 행주는 수도꼭지 옆에 그대로 걸려 있었다. 두 장의 색은 비슷했다. 구분은 색 대신 자리가 해 줬다. 식탁 앞에 서면 가까운 고리에 걸린 행주가 먼저 손에 닿았고, 설거지를 끝내면 수도꼭지 옆에 있는 행주가 바로 보였다.

세탁보다 말리는 과정을 먼저 바꿔 보기로 했다
행주에서 냄새가 다시 느껴진 뒤에는 세탁 횟수부터 늘리지 않았다. 사용한 행주가 젖은 상태로 싱크대 주변에 오래 놓여 있었던 날이 있었고, 여러 장을 겹쳐 둔 채 한꺼번에 빨았던 날도 있었다. 세탁기 안에 넣기 전까지의 상태가 제각각이었기 때문에 먼저 이 부분부터 바꿔 보기로 했다. 사용한 행주는 물에 젖은 채 구겨 놓지 않고 한 번 펼쳐서 헹군 다음 건조대에 걸었다. 여러 장을 한 곳에 겹쳐 걸지 않고 사이를 벌려 두었다. 다음 세탁 때는 냄새가 강했던 행주와 다른 행주를 섞어 오래 두지 않고 바로 세탁기에 넣었다. 세탁이 끝난 뒤에도 세탁기 안에 그대로 두지 않고 바로 꺼내 널었다. 세탁할 때는 평소보다 세제를 많이 넣는 방법도 생각했지만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냄새가 난다고 세제 양만 늘리면 해결될 것이라고 판단하기보다, 사용한 뒤 젖은 상태로 방치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깨끗하게 빨아 놓고도 다시 냄새가 나는 상황이라면 세탁 전후의 관리 과정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며칠 지나 다시 써 보니 냄새가 생기는 때가 달랐다
그렇게 사용 방법을 바꾼 뒤 며칠이 지나 다시 행주를 집어 보니 전과 다른 점이 느껴졌다. 설거지를 마친 뒤 사용한 행주를 바로 헹구고 펼쳐서 걸어 두었더니 다음날까지 냄새가 거의 남지 않았다. 물기가 많은 상태로 접어 두었을 때와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했다. 한번은 바빠서 사용한 행주를 싱크대 옆에 그대로 두었다. 시간이 지난 뒤 다시 집어 보니 다른 날보다 눅눅한 냄새가 빨리 느껴졌다. 세탁을 잘했는지보다 사용한 뒤 어떤 상태로 남아 있었는지가 냄새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그때 다시 확인했다. 그 뒤로는 행주를 사용하고 나면 물에 한 번 헹군 뒤 펼쳐 놓는 것을 먼저 하게 됐다. 여러 장을 한꺼번에 겹쳐 두지 않고 서로 닿는 면을 줄이는 것도 신경 썼다. 세탁할 때만 깨끗하게 만드는 것보다 다음에 사용할 때까지 젖은 상태로 오래 남겨 두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행주에서 냄새가 나는 이유를 세탁 문제라고만 생각했다. 그래서 세제를 더 넣거나 다시 빨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며칠 동안 사용 과정을 바꿔 보니 냄새가 생기는 시점이 조금씩 보였다. 지금은 행주를 세탁한 뒤 깨끗해졌다는 것만 확인하지 않고, 사용한 뒤 어디에 어떻게 놓였는지도 함께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