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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한쪽만 닦고 천을 세면대에 펼쳐 놓았다 세면대에 물이 튄 김에 욕실 거울까지 닦았다. 젖은 천으로 거울 전체를 훑고 마른 천으로 한 번 더 닦았을 때는 깨끗해진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욕실 불을 켜고 옆으로 비켜서자 가운데에 길쭉한 자국 몇 개가 남아 있었다. 손자국처럼 한 곳에 뭉쳐 있는 얼룩은 아니었다. 위에서 아래로 천을 움직였던 방향을 따라 흐릿한 줄이 이어져 있었다. 같은 천으로 다시 문지르면 없어질 것 같아 거울 오른쪽을 가로 방향으로 닦았다. 잠시 뒤 흐린 선이 다시 나타났는데 조금 전과는 모양이 달라져 있었다. 거울에 원래 붙어 있던 얼룩보다 닦은 뒤 생긴 줄이 더 신경 쓰였다. 같은 거울을 계속 문지르는데 자국이 줄어들지 않고 모양만 달라지고 있었다. 사용하던 천을 세면대 위에 펼쳐 놓았다.세로로 닦은 곳에는 세로줄이 남아 있.. 2026. 8. 27.
검은 바지를 다시 빨기 전에 세탁통 안을 비웠다 세탁이 끝난 빨래를 꺼내다가 검은 바지 허벅지에 희끗한 선이 남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먼지가 붙은 것처럼 보였지만 손으로 털어도 가루가 떨어지지는 않았다. 같은 날 빨았던 검은 티셔츠에도 접힌 자리를 따라 흐린 자국이 조금 보였다. 세탁하기 전에는 없던 흔적이었다. 세제통을 먼저 떠올렸지만 그날 넣은 양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달라진 것은 빨래 양이었다. 수건과 잠옷, 바지까지 한꺼번에 넣어 평소보다 세탁통이 많이 차 있었다. 빨래를 넣을 때 수건 사이에 긴 바지를 접어 밀어 넣었던 것이 떠올랐다. 접힌 바지 안쪽으로 흰 선이 이어져 있었다 세탁하기 전 상황을 떠올려 보니 그날은 며칠 미뤄 둔 빨래까지 한꺼번에 넣었다. 세탁기 문은 어렵지 않게 닫혔지만 안쪽에는 빈 공간이 평소보다 적었다. 특.. 2026. 8. 27.
냉장고 문이 끝까지 닫히지 않던 이유는 마지막 몇 cm에 있었다 아침에 우유를 꺼내고 냉장고 문을 밀었다. 평소처럼 닫힌 줄 알고 돌아서는데 뒤에서 문이 조금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다시 보니 문 사이에 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틈이 벌어져 있었다. 손잡이를 잡고 조금 세게 밀자 이번에는 닫혔다. 그런데 점심때 반찬을 꺼낸 뒤에도 비슷한 일이 생겼다. 문을 거의 끝까지 밀었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안쪽에 무언가 닿는 듯한 ‘툭’ 소리가 났다. 손을 떼자 문이 아주 조금 다시 벌어졌다. 문을 다시 열고 이번에는 안쪽을 들여다봤다. 문이 거의 닫힐 때 안쪽에서 ‘툭’ 소리가 났다냉장고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안을 보니 선반 앞쪽에 둔 반찬통 하나가 다른 통보다 조금 튀어나와 있었다. 문을 천천히 움직여 보니 거의 닫힐 무렵 문선반 안쪽과 반찬통 모서리가 스쳤다. 문을 세게 밀면.. 2026. 8. 26.
빨래를 걷다가 두 벌만 건조대에 남겼다 오후에 빨래를 걷으려고 건조대 앞에 섰을 때는 대부분 다 마른 것처럼 보였다. 티셔츠 몸판을 만져 보니 보송했고 소매 끝에도 젖은 느낌이 없었다. 그대로 걷으려다가 가운데 걸린 수건 한 장을 먼저 빼냈다. 그 순간 뒤에 가려져 있던 티셔츠 소매가 아래로 축 늘어졌다. 소매 안쪽에 손을 넣어 보니 손끝에 서늘한 느낌이 남아 있었다. 티셔츠 한 벌을 다시 건조대에 펼쳐 놓고 어디가 덜 말랐는지 살펴봤다. 목둘레와 봉제선을 손으로 눌러봤지만 그쪽은 이미 보송했다. 나는 소매가 어느 자리에 놓여 있었는지부터 다시 살펴봤다.소매가 수건 뒤로 들어간 것은 빨래를 널 때가 아니었다빨래를 널 때는 티셔츠와 수건 사이에 간격을 두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티셔츠 소매 한쪽이 아래로 처졌고 옆에 있던 수건 쪽으로 기울.. 2026. 8. 26.
아침밥과 저녁밥의 냄새가 달랐던 날 저녁밥을 푸려고 밥솥 뚜껑을 열었는데 평소와 조금 다른 냄새가 올라왔다. 밥이 상한 것처럼 강한 냄새는 아니었지만 묵은 듯한 냄새가 섞여 있었다. 쌀은 며칠 전에도 같은 봉지에서 덜어 먹었고 물도 평소와 같은 양을 넣었다. 쌀 봉지를 한 번 들여다본 뒤 밥을 그릇에 덜어 식탁으로 가져갔다. 그릇에 담긴 밥에서는 냄새가 생각보다 강하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남은 밥까지 다른 용기에 옮긴 뒤 다시 밥솥 뚜껑을 열었다. 밥은 거의 없었는데 묵은 냄새는 안쪽에 약하게 남아 있었다. 내솥까지 꺼내고 뚜껑은 그대로 열어 두었다. 저녁에는 밥을 다 퍼낸 뒤에도 냄새가 남아 있었다내솥 안에는 말라붙은 밥알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 둔 밥솥 가까이에서는 약한 냄새가 계속 느껴졌다. 특히 얼굴을 뚜껑 쪽으로 .. 2026. 8. 25.
뿌연 유리컵 두 개를 똑같이 계속 닦지 않은 이유 찬장에서 유리컵 두 개를 꺼냈는데 둘 다 표면이 뿌옇게 보였다. 한 컵은 평소 물이나 보리차를 자주 마시던 것이었고, 다른 컵은 오래 사용하면서 여러 번 세척했던 컵이었다. 처음에는 같은 얼룩이라고 생각해 두 개를 함께 다시 씻었다. 부드러운 수세미로 닦고 충분히 헹군 뒤 건조대에 올려놓았지만, 마르고 나자 두 컵 모두 다시 흐려 보였다. 식탁 위에 나란히 놓고 보니 겉모습만으로는 어느 쪽이 단순한 물때이고 어느 쪽이 다른 변화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두 컵을 계속 똑같은 방법으로 닦기보다, 작은 부분만 확인한 뒤 결과가 달라지는 순간부터 따로 보기로 했다.한 컵은 작은 부분을 닦자 주변과 차이가 생겼다먼저 자주 사용하던 컵의 한쪽에 물을 조금 묻혀 봤다. 마른 상태에서는 희끗한 막이 넓게 보였는.. 2026.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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