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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 봉투안의 물방울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장을 본 날 상추와 오이, 대파를 같이 사 와 냉장고 채소칸에 넣었다. 며칠 뒤 반찬을 준비하려고 오이 봉투를 꺼냈는데 안쪽에 작은 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오이 끝부분을 손으로 잡자 평소보다 조금 물렁하게 눌렸다. 같은 날 사 온 상추 통도 함께 꺼냈다. 상추는 가장자리 몇 장이 조금 시들었지만 아직 먹을 만했고, 오이처럼 물러진 느낌은 없었다. 같은 날 사서 같은 채소칸에 넣었는데 왜 오이의 상태가 먼저 달라졌는지가 궁금했다. 세 채소를 꺼내 식탁에 놓고 보니 가장 먼저 비교해 볼 만한 것은 채소 자체보다 포장 안에 남아 있는 물기의 모습이었다.오이 봉투 안쪽에는 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오이를 넣었던 봉투 안쪽에는 물기가 남아 있었고, 오이 표면에도 축축한 부분이 보였다. 장을 본 날 씻어서 넣은 것은 .. 2026. 8. 24.
검은 티셔츠의 하얀 조각보다 바지 주머니를 먼저 봤어야 했다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다가 검은 티셔츠에 하얀 조각이 여러 개 붙어 있는 것을 봤다. 가슴 부분과 소매에 특히 잘 보였다. 그날은 수건과 양말도 함께 세탁했기 때문에 가장 먼저 수건 보풀을 떠올렸다. 검은 옷에는 밝은 섬유가 조금만 붙어도 눈에 잘 띄니 다음부터는 수건만 따로 빨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티셔츠에 붙은 조각 하나를 떼어 손바닥에 올려놓고 문질러 봤다. 실처럼 길게 남기보다 작은 조각으로 부서지는 느낌이 있었다. 그래도 그때까지는 수건에서 나온 섬유가 뭉친 것이라고 생각했다. 같이 세탁한 빨래를 정리하다가 바지 주머니를 뒤집기 전까지는 판단이 바뀌지 않았다.처음에는 같이 넣은 수건부터 의심했다수건은 세탁하면서 작은 섬유가 빠질 수 있고, 검은 옷은 그런 밝은 섬유가 특히 잘 보인다. 그래서 티셔.. 2026. 8. 24.
샤워가 끝난 뒤 물방울은 같은 모서리에 남아 있었다 욕실 실리콘의 검은 점을 닦고 며칠 지나지 않아 샤워기 가까운 모서리에 작은 점이 다시 보였다. 반대편 실리콘은 같은 날 청소했는데도 아직 깨끗했다. 전에는 검은 점이 보이면 그 자리만 가까이 들여다봤지만, 그날은 샤워를 마친 직후 욕실에서 바로 나오지 않았다. 벽에 튄 물이 아래로 흘러가는 모습을 잠시 보고 있었다. 물줄기는 금방 사라졌지만 물방울이 마지막까지 남는 곳은 따로 있었다.샤워기에서 튄 물은 벽을 타고 아래로 흘렀다샤워기를 사용할 때 물은 바닥에만 떨어지지 않았다. 몸을 씻는 동안 작은 물방울이 옆 벽까지 튀었고 샤워기 가까운 벽면은 금세 젖었다. 샤워를 끝내고 물을 잠근 뒤에도 벽에는 크고 작은 물방울이 붙어 있었다. 수건으로 몸을 닦는 동안 벽을 다시 보니 처음 붙어 있던 물방울 가운데 .. 2026. 8. 24.
금속 뒤집개를 쓰지 않았는데 프라이팬에 가느다란 흠집이 생겼다 프라이팬을 씻어 물기를 닦다가 코팅 면에 가느다란 자국 몇 개가 보였다. 금속 뒤집개를 사용한 기억은 없었다. 음식을 조리할 때 팬 바닥을 긁은 적도 떠오르지 않았다. 어디에서 생긴 자국인지 바로 알 수 없어 그날 팬을 사용했던 순서를 거꾸로 떠올려 봤다. 불 위에 올렸을 때부터 음식을 뒤집고, 설거지를 하고, 다시 주방 서랍에 넣을 때까지 팬 표면에 무엇이 닿았는지를 하나씩 생각해 봤다.재료를 꺼내는 동안 팬만 불 위에 남아 있던 적이 있었다 요리를 시작할 때 프라이팬을 먼저 불 위에 올려놓고 냉장고에서 계란이나 채소를 꺼내는 경우가 있다. 재료를 찾고 손질하는 사이 팬만 빈 상태로 달궈지면 생각보다 온도가 빠르게 올라갈 수 있다. 코팅 프라이팬은 빈 상태에서 높은 온도로 오래 가열하는 사용을 피하는 .. 2026. 8. 23.
겨울옷을 정리하던 날 침대 위에 세 무더기가 생겼다 날이 따뜻해진 주말에 옷장 안의 겨울옷을 전부 꺼냈다. 패딩과 코트, 니트, 목도리를 침대 위에 올려놓으니 생각보다 양이 많았다. 처음에는 보관 전에 한꺼번에 세탁하면 가장 간단할 것 같았다. 그런데 검은 코트 한 벌을 들었을 때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겨울 내내 자주 입은 옷이 있는가 하면 짧은 외출 때 한두 번 입고 다시 걸어 둔 옷도 있었다. 목도리처럼 피부에 직접 닿은 물건도 있었고, 세탁 방법부터 다시 봐야 할 패딩도 섞여 있었다. 나는 침대 위 공간을 세 군데로 나눴다. 세탁이 필요해 보이는 옷은 왼쪽, 냄새를 빼거나 먼지를 털고 조금 더 말려 볼 옷은 가운데, 별다른 오염이 없어 바로 보관할 수 있을 것 같은 옷은 오른쪽에 놓았다. 처음부터 정확히 세 무더기로 나뉜 것은 아니었다. 코트를 들.. 2026. 8. 23.
거름망은 깨끗한데 싱크대에서 냄새가 올라왔다 전날 저녁 설거지를 마치고 배수구 거름망까지 씻어 두었다. 음식물 찌꺼기를 비운 뒤 구멍 사이에 남은 작은 조각도 수세미로 문질러 물로 헹궜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부엌에 들어가자 싱크대 쪽에서 다시 퀴퀴한 냄새가 느껴졌다. 거름망을 들어 보니 눈에 띄는 음식물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전날 닦은 곳은 깨끗한데 냄새는 어디에서 올라오는지 궁금했다. 평소에는 거름망만 다시 씻고 끝냈겠지만 그날은 배수구 안쪽을 들여다본 뒤 싱크대 아래 수납장 문까지 열어 봤다.거름망을 들어내자 내가 닦은 곳이 어디까지인지 보였다평소 내가 청소하던 곳은 거름망과 바로 아래에 보이는 배수구 입구였다. 거름망을 꺼내 음식물을 비우고, 입구 벽면이 미끈하게 느껴지면 수세미로 닦았다. 눈에 보이는 찌꺼기가 사라지고 물이 잘 내려.. 2026.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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